드라마 주몽
계루의 전설 ’우태’—From Here to Eternity !
계루의 전설 ‘우태’가 죽었다. ‘전설’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계실 지 모르나, 그는 소서노 집안의 집사 출신이 아닌가? 집사일을 보다가, “한민족 역사가 기억하는 최초의 여왕”(프로그램 등장인물 소개) 소서노의 남편이 되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니었겠는가? 그는 계루의 작은 전설이었던 것이다.
비록 말 그대로 ‘남편’으로서의 역할은 침실에서 뿐이었겠지만, ‘여왕’을 옆에서 잘 보좌라는 일도 중요한 일이었을텐데, 우태, 너무 일찍 갔군.
영국 왕실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 公도 같은 처지였겠군. 필립 公이 고백하질 않았던가? 자기가 정작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시간과 장소는 밤의 침실에서 뿐이었다고… 필립 公은 그러나 엘리자베스 여왕의 곁에서 이제껏 여왕을 잘 외조(?)해 왔다.
그런데 우태에겐 “여왕의 남편”이란 굴레도 있었지만, 또 하나의 얄궂은 운명의 굴레를 쓰고 있었다. 그것이 “이미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여인”을 사랑하고야 마는 운명이었다. 아시다시피, 소서노는 주몽을 사랑했고, 아직도 주몽에 대한 그 마음을 놓지 않고 있질 않는가? 그것을 알면서도, 소서노가 주몽을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평생 소서노를 사랑한, 그런 바보 같은(?) 사랑을 한 우태였다.
우태의 장사는 배에 장작더미를 싣고 그 위에 시신을 놓아 불태워서, 바다 멀리 보내는(From ground to the far-off deep sea) 중세 유럽의 켈트족이 행했던 의식과 비슷했다. 영화 “카멜롯의 전설(First Knight, 1995)”에서도 아서왕(King Arthur)이 죽자 그 화장장면이 장엄하게 연출되고 있다.
이 영화는 사실 은발의 할아버지 숀 코네리(아서왕 役)의 연륜과, 아직도 녹슬지 않는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리차드 기어(원탁의 기사 란셀롯[Lancelot] 役)의 액션이 어우러진 영화로서, 이 두 남자 사이에 왕비 기네비에 役의 줄리아 오몬드[Julia Ormond]가 끼어들어, 중세風의 ‘사랑의 미로’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 이야기는 그만 하자. 다만 이 영화에서의 아서왕의 장례식 장면이, ‘주몽’에서의 우태의 장례식과 비슷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우태와 같은 사랑의 이야기를 몇개 더 예로 들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짖자. 즉 “이미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여자”를 사랑하는 운명의 남자 「‘우태’들」의 러브 스토리이다.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에서 출세의 화신 ‘이종원’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하희라’. 그리고 그 ‘하희라’에 대한 연정을 끊지 못하고 있는 또 한 남자 ‘許-러셀’. 이 남자 마침 ‘해모수’로 나왔군!
•위 영화 “카멜롯의 전설”에서 곧 아서왕의 왕비가 될 ‘기네비에(Guinevere)’가, 아서왕을 배신(?)하고, 원탁의 기사 ‘란셀롯’을 사랑하게 되자, ‘아서왕’은 이를 알면서도 ‘기네비에’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한다. 아서왕의 고뇌는 깊어만 간다. 아서왕의 사랑의 운명과 우태의 사랑의 운명, 어딘가에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장례식 장면도 비슷했고…. 잘 가시오, 우태여, 아서왕이여! 지상에서 저 영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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