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발전을 위한 21세기 문화기초사전』
1. 선행연구
한국대중문화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은 매우 단편적이면서도, 문화인류사 나 문명사, 종교문화사, 또는 한국문화론의 한 부문을 차지하는 지엽적 연구의 수준에 머물러 왔다.
그러니까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며 한국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주는 전문적인 대중문화 연구서가 없는 것이다.
한가지 그나마 다행한 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한국의 세계문화유산과 신토불이 우리문화 유산을 정리한 서적이, 그것도 단순한 사진이나 항목의 나열에 그친 감이 들지만, 간혹 눈에 띄고 있다는 사실이다.
먼저 『사료로 본 한국문화사(근대편)』(이광린,
또『한국문명사』(
『20세기전반기 한국사회의 연구』(이대 한국문화연구원편, 백산자료원, 1999 )는 제2장에서 우리 대중문화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국학운동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또 제4장에서는 외국인이 본 한국관(그리피스의 “은둔의 나라” 등등)이 기술되어 있어, 비교문화의 관점에서 우리 대중문화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역시 이 책이 한국사화연구서인 관계로 문화연구서로서는 한계가 있다.
“신무용과
『한국문화에 대한 체험적 의문 99』(유순하 지음, 한울, 1998)은 문화의 속성을 “문화는 생식하고 세습한다,” 문화는 유기적이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허위문화군, 허세문화군 등을 예로 들면서 실상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문화의 창조를 위한 문화의 재인식”을 금후 과제로 설정하고 있어, 새로운 문화기초사전을 편찬하기 위한 어느 정도의 단서는 제공해 준다. 그러나 이 책은 역시 우리문화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어 자기비하적인 기술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옛말로 풀어 읽은 우리 이름, 우리문화』(김중종, 지식산업사, 2000)는 동방예의지국으로서의 우리말과 예의범절, 순수한 우리말에 있어서의 가족간의 호칭과 지칭을 소개하고 있어, 토착적인 한국문화를 언어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소리와 말에 국한된 연구서에 머물러 있다.
『상상력의 자리찾기: 한국문화의 상상력』(경상대학교 인문학 연구소 엮음, 도서출판 백의, 1994)는, 한국 巫의 역동적 이해, 한국인의 통과의례, 性的 상상력, 민화와 상상력, 한국음악의 본질 등을 다루고 있는데, 상상력에 의한 민족의 창조력을 고찰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문화는, 상상력에 의존한 문화이기 때문에 대중문화의 분명한 형태로서 자리잡기에는 좀 무리가 따른다.
『한국문화의 이해』(이화형 편저, 집문당, 1998)은, 오우가. 사미인곡 등 고대가요, 홍길동전 등 고대소설, 규중칠우쟁론기 등 고대수필을 음미하고 있고, 세시풍속(설날, 추석 등)과 의식주, 천문지리, 미술 및 서예, 연극 등을 망라하고 있어 참고가 될 만하다. 그런데 이 연구는 주로 고대문헌을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대중문화로의 변용으로 연결시키기에는 상당한 보완작업이 필요하다.
『테마가 있는 한국문화』(
『우리문화가 온 길』(김광언 지음, 민속원, 2001)은, 우리문화의 기원과 얼개를 다루고 있고, 음식문화(일본에 건너간 우리 음식문화), 주거문화(풍수설과 우리네 집), 생업문화(벼농사와 쌀문화, 일본에 건너간 우리 농기구), 놀이문화(윷놀이, 장기, 씨름, 닭싸움, 강강술래 등), 그리고 생활문화(대보름과 동지 등 세시풍속, 터주 등 집지킴이)를 수려한 문체로 적고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문화의 진미를 맛보게 해주는 대목이 몇 곳 있으나, 감상적인 고찰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큰 신뢰는 주지 못하고 있다.
『세계속의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국문화론(현대편)』(
『한국문화론(해외편)』(
『현대과학으로 다시 보는 한국의 유산 21가지』(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국문화론』(
『민족문화의 이해』(
『한국의 자연과 인간』(
『그림과 명칭으로 보는 한국의 문화유산 (1)』(코리아비주얼스 편집부, <주>코리아비주얼스, 2002, 2005)는, 한국의 궁궐, 한국의 전통가옥(기와집, 장독대, 부뚜막 등), 한국의 사찰, 한국의 건축, 한국의 묘제(왕릉, 사대부가의 무덤) 등을 보여주고 있다. 사대부가의 무덤 등에 대한 고찰은 현대의 매장법과 무덤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컬러 사진과 그림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주지만, 현대 대중문화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 기여도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림과 명칭으로 보는 한국의 문화유산 (2)』(코리아비주얼스 편집부, <주>코리아비주얼스, 2003)는, 한국의 공예(청자, 백자, 향로, 짚신 등), 한국의 민속(가면극, 식생활도구 등), 한국의 복식, 한국의 악기, 한국의 문화일반, 친족호칭과 촌수법, 순화어 등을 역시 사진·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신토불이 우리문화유산』(
『유네스코 지정 한국세계유산』(국립제주박물관편, 서경, 2005)는, 세계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등), 세계무형유산(종묘제례, 판소리 등)의 3부문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 사실만의 기록에 그친 것이지만, 역시 한국문화의 이해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제문, 양식적 슬픔의 미학』(
『대중문화의 이해』(
『중국은 왜 한류를 수용하나-한류의 중국적 토대에 관한 다학문적 접근』(
『한류와 아시아의 대중문화』(조한혜정 외 4인, 연세대학교 출판부, 2003)는, 제1장에서 글로벌 지각변동의 징후로 읽는 한류열풍, 제4장에서는 한국 트렌디 드라마의 (국제)문화적 형성(탈국가적 문화수용 양식을 중심으로), 그리고 제5장에서는 대만 속의 한국대중문화와 아시아의 문화소비 양식을 고찰하고 있다. 한류에 대한 연구서로서 참고가 될 만하나, 한류의 거대한 흐름 속에 담겨있는 한민족의 혼(魂)에 대한 통찰이 없이, 현상연구에 치우진 감이 있다.
2. 연구의 독창성
본 연구는 기존의 선행연구, 기존의 책자들과 확연히 다르다. 기존의 연구서들은 문학이면 문학, 예술이면 예술, 음악이면 음악 등에 대해 단편적으로 연구한 것들이지, 어떤 기준을 갖고 체계적으로 한국문화 전체를 정리해 내지 못해 왔다.
한국의 문화 (한국적인 문화, 한국화한 문화)에 대한 개념 정리도 덜 되어 있다. 선행연구들은 한국사회의 국부적인 하위체계에서의 단순한 문화현상에 대한 기계적인 고찰에 치우친 연구서가 대부분이다.
문화란 분명 역사적 구조 속에서 나타나는 종합적 현상이자 패턴화된 양식이고, 공동체사회의 공공의 관례, 관습, 습관과도 같은 것이다.
본 연구는 문화의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여, 한국문화의 역사적 구조를 파 헤친 후, 한국의 하나하나의 (또 상호관련적) 문화현상을 고찰함으로써, 단선적•단편적 연구였던 기존연구와의 차별성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면 한국문화는 어떻게 하여 성립된 것일까? 어떤 특색을 갖고 있는 것일까? 한국은 단군시대에서부터 고조선, 삼한,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 그리고 근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이외의 외래의 문화. 문명을 수용하여 그것을 변용(變容)시켜 오기도 했다. 본 한국문화 편찬사업은, 한국문화의 이러한 여러 기본적인 요인들을 고려하면서, 한국인들이 성립시켜 계승하고 생활 속에서 정착시켜온 한국문화를 개관하고, 글로벌화하는 세계 속에서의 한국문화의 특수성과 독창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본 프로젝트는, 우선 한국문화의 구조를 이해한 터 위에서, 한국의 의식주 등 생활문화, 관혼상제와 연중행사 공예 등 전통문화, 그리고 스포츠 복권, 놀이 등 대중문화를 알기 쉽게 소개하는 시도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정치문화와 사회문화, 기업문화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것이며, 세계 최강이라 자부하는 IT 분야의 하부체계를 저인망으로 탐색, 분석할 것이다.
나아가 본 연구(사업, 프로젝트, 本書)는 한국인의 美의식이 어떤 것인가를 밝혀 내어, 한국인의 정신세계가 얼마가 깊고 오묘한 것인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한편 한국의 가족제도와 가족의 구성, 부부별성제, 한국인의 결혼관, 여성의 사회진출 등에 관련한 문화체계를, 그 한국적 특성에 주목하면서 보여주고자 한다..
한국문화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인과 한국사회의 특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근대 이후의 한국문화론 (한국인론, 한국사회론)의 흐름에 대해서는,
전후의 한국 문화론의 흐름에 있어서는 국내외 여러 문화인류학자, 사회학자들의 의견을 참고로 하여 정리하였고, 이 터 위에서 전후 현대 문화현상을 개관하였다.
본 연구(본서)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문화의 이해를 위한 기초도 제공하고 있다. 즉 요즘 한류의 거센 흐름에 의해 외국인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그들의 쉽고 빠른 이해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먼저 “한국문화의 이해를 위한 기초(1) 한국인”이다. 한국인이란 도대체 어떤 인종인가, 어떤 민족인가에 대한 것이다. 여기서는 여러 인류학자의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다른 나라 학자들의 주장도 참고로 하여, 현대 한국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밝히고자 한다.
다음은 “한국문화의 기초를 위한 기초(2) 한국의 국명”이다. 즉 한국이라는 국호는 언제 탄생한 것이며, 그 국호가 갖는 의미와 상징성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또 “한국문화의 이해를 위한 기초(3) 한국의 풍토와 생태계”에 대해 알아본다, 한반도는 어떠한 풍토이고, 그것이 한국문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연구한다, 생태계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고찰해 본다.
다시 “한국문화의 이해를 위한 기초(4) 한국어”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한글의 창제원리와 그 독창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해 보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문화의 이해를 위한 기초(5) 한국인의 연중행사와 제례”에 대해, 그 고전적 의미와 현대적 변용을 대비시키면서 심도 있게 고찰해 보도록 한다.
이상을 종합하여, 역사적으로 “한국을 한국답게 만든 문화코드20” 을 발견해냈다. 즉 ①양반, ②가문과 가계의 계승, ③한복, ④씨름, ⑤추석 등 연중행사, ⑥동학 등 민족종교, ⑦교육열, 교육지상주의 ⑧단군신앙, ⑨한국인의 정한을 읊은 서정시. ⑩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문학, ⑪결혼과 가족제도, ⑫美적 양식과 미인관, ⑬연극과 한류영화, ⑭연날리기와 윷놀이 등 민속놀이, ⑮정치문화, (16)사회운동, (17)기업문화, (18)판소리 등 전통음악, (19)분단과 안보문화, (29)유교 불교 샤머니즘 기독교의 잡거문화(習合)의 20가지로서, 이 “문화코드20”은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한 전체상을 파악하도록 해 줄 것이다.
지금은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물결이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 시대이다. 따라서 국제관계의 접촉에 의해 각국의 문화도 변용을 이루고 있고, 그 반대로 문화에 있어서의 변화가 국제관계를 움직이게도 한다. 한류가 좋은 예이다. 한류의 확산과 일본 등 아시아국가의 한류 수용이, 한-일관계, 한-아시아국가 관계의 변화까지도 불러일으킨 것이다. 한류가 국제관계(한-일, 한-대만, 한-중국, 한-동남아시아 관계 등)에 미친 영향은 지대한 것으로, 이 『대중문화발전을 위한 21세기 문화기초사전』 의 편찬의 목적도 이 한류를 지속시켜, 한국과 아시아 諸국가, 세계국가들과의 국제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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