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황진이
백무(진시몬즈)와 매향(캐롤베이커)
종영을 향해 가는 드라마 ‘황진이’에서 볼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매향(○○○)”과 “백무(○○○)”의 치열한 연기대결이다. 이 둘은 안정되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 ‘황진이’의 헛점과 구멍을 잘 메워주고 있으며, 시청자들이 “마른 침을 삼키며” 이들의 대결을 지켜보게 해주고 있다. 이 두 여인의 카리스마와 카리스마가 맞부딪치는 불꽃튀는 명장면들이 있었기에, ‘황진이’가 지금까지 버텨온 것도 사실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통 정상급 여배우들의 동시 출연이 흔한 일은 아니다. 손까락에 몇번 꼽을 수 있을 정도로서, 흔한 케이스는 절대 아니다. 1960-70년대 문희-윤정희-남정임이 같이 출연한 영화는 딱 한편 있었을까 말았을까 하는 정도였다.
여기에는 과연 누구 이름을 먼저 소개하느냐, 누구 이름을 출연배우진의 맨위에 쓰느냐, 그것도 왼쪽에 쓰느냐 오른쪽에 쓰느냐 하는 문제 등으로, 타협보기 힘든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캐롤 베이커(Carroll Baker)—영화 <자이안트, 1955년>에서 “록 허드슨”의 딸로 분하여 눈부신 조연을 펼침으로써 할리우드 제작진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자이안트>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받은 캐롤 베이커는, 1959년 그녀의 출세작인 <기적The Miracle>을 내놓는다. 이 <기적>이 가져온 임팩트는 관객들의 뇌리를 오랫동안 뒤흔들었고, 관객들은 이후 캐롤에게 후속 히트작이 있건 없건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보여 줘 왔다. 필자는 1973년에 수입 개봉된 영화 <기적>을 보았었다. 한국에 수입된 회수는 도합 6회----1961년, 1967년, 1973년, 1975년, 1987년, 1991년이다. 그 때 그 때마다 히트했으니 대단한 영화였다.
그런데 만났다. 누가, 누구를? 영화 <기적>으로 정상급 스타가 된 캐롤 베이커가, 또 한명의 최고의 여우 “진 시몬즈(Jean Simmons, 출연작: 검은 수선화, 스팔타커스, 빅 컨츄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를 만난 것이다. 그레고리 펙도 나오는 서부극 <거대한 서부(Big Country, 1950년대말)> 에서, 캐롤은 진 시몬즈와 눈부신 연기대결을 보이게 것이다.
진 시몬즈와 캐롤 베이커--둘다 성격파 배우였다. 따라서 연기도 두드러지고 자기만의 컬러를 갖고 있다. 진 시몬즈---→캐롤 베이커---→제니퍼 존스---→캔디스 버겐---→데보라카---→미치 게이너 등등. 이름만 들어도 설래는 최고의 성격파 배우들의 계보이다.
여기서 영화 <거대한 서부>에서 진 시몬즈와 캐롤 베이커가 부딪친 것이다. 그것도 당대 최고의 서부극(백주의 결투, 서부개척사, 맥켄나의 황금 등) 스타인 그레고리 펙(Gregory Peck)을 사이에 두고 말이다. 예쁜 마스크의 캐롤 베이커가 약간 오버 액션적인 격정을 쏟았다면, 진시몬즈는 아주 지성적인 연기로 대응했다. 이 두 여자의 연기를 동시에 봤다는 점에서도 관객들은 행복했을 것이다.
영화 <거대한 서부>에서의 진 시몬즈 (左)와 그레고리 펙(右)
그러면 과연 드라마 황진이에서도 ‘매향’과 ‘백무’가, 황진이판(版) 캐롤베이커와 진시몬즈가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추세대로라면 어짜피 ‘매향’과 ‘백무’가 이 드라마를 마무리지어야 할 것같다. 고대하던 서화담의 소식도 허공으로 날아갔고, 앞으로 서화담이 나온다 해도 시간이 짧다.
“백무(○○○)”---1970년대초 일일드라마 “갈대”(mbc)에서 청순•청초한 연기를 선보이더니, 이제 완숙한 연기자가 되어 ‘황진이’를 이끌어 가고 있구나. 이에 부딛치는 “매향(○○○)”의 연기도 점점 빛이 나고 있다. ‘매향’은 캐롤 베이커를 닮았고, ‘백무’는 진 시몬즈를 닮은 부분이 있다.
<거대힌 서부>에서의 캐롤과 진. 그리고 <황진이>에서의 ‘매향’과 ‘백무’. 이들의 불꽃대결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지켜보자. ‘황진이’에 남은 희망이라는 지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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