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일본문화

<영화의 전도사> 요도가와 나가하루(淀川長治) 氏 “부활”

이호(李浩) 2007. 4. 23. 18:50

 

<영화의 전도사(伝道師)> 요도가와 나가하루(淀川長治) 부활

 

                 ----“쇼와(昭和)”를 상징하는 영화평론가요도가와 나가하루(淀川長治)

 

 

4 22() 9, 테레비 아사히(朝日) 일요양화극장 40주년 특별기획으로 록키 4—불꽃우정 내보냈다. “로키4” 1985 제작된 필름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아온 영화였으나, TV 아사히측이 앙코르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사진 1> Nagaharu Yodogawa who was a missionary of a movie.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1998 11 11 세상을 떠난 명해설자 요도가와 나가하루(淀川長治)” 부활이었다. 테레비 아사히(朝日)측은, 과거에 그가 살아있을 해설했던 장면을 덧붙여서 영화를 앙코르 방영했던 것이다.

 

요도가와 나가하루(淀川長治, 1909.4.10-1998.11.11).    쇼와(昭和)시대를 상징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평론가로서, 1966년부터 시작된 테레비 아사히(朝日) 인기 장수 프로일요양화극장(日曜洋画劇場)(당초는토요양화극장(土曜洋画劇場)』)의 해설자로서 그 명성을 드높였고, 이 해설이 시작된 날로부터 기 전날까지 32년간 그 독특한 화법으로 팬들을 매료시켜 왔다.

 

테레비 아사히(朝日)요도가와 나가하루(淀川長治) 앞세워 선풍을 일으켰고, 일요양화극장(日曜洋画劇場)  TV방송계의 간판 영화프로로 자리를 잡고 각광을 받는다.

 

다른 방송사에서도 자극을 받고, 제법 내노라하는 해설자들을 동원하여 테레비 아사히의일요양화극장(日曜洋画劇場)을 추격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테레비 도쿄(東京)”목요양화극장(曜洋画劇場), “니혼 (日本) 테레비금요 로드쇼(金曜ロードショー), 후지 테레비의토요 프레미암(土曜プレミアム)등이 추격을 해 보았지만, 모두 요도가와의 인기에 막혔다.

 

요도가와는 한편의 영화를 해설할 때 두번 등장한다. 전의 영화의 주목할 만한 대목, 출연배우들의 특징 등을 해설하고, 방송이 끝난 다음에 시청자들의 감회를 물으면서 영화를 정리해 준다.

 

해설을 마치는 말이 되어 버린 그럼 다음주를 기대해 주세요. 사요나라, 사요나라, 사요나라…” , 요도가와의 명대사로서 일본사회에 큰 화제거리가 되었다. 어린이들과 탈렌트들이 이것을 흉내내는 바람에 일약 오챠노마(, 거실)의 최고의 대사로 부상하며, 사회 유행어가 되어 버렸다.

 

요도가와는 처음 얼마간은 사요나라의 횟수가 그때 그때마다 달랐으나, 어느 날 한 소년으로부터 요도가와에 직접 전화가 걸려와, 몇번 사요나라라고 말할 것인가를 놓고 소년들 사이에 내기가 걸려있다는 말을 듣는다.  이 때 요도가와는 소년에게 내기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타일렀다고 한다. 그 후로부터는 항상 3회씩 외치고 있다. 사요나라, 사요나라, 사요나라…”로 운율과 음의 고저를

맞추어 읊어온 것이다.

 

요도가와는 고베(神戶)의 유명한 예술인 가문에서 태어나나, 이 집안에는 가문을 이을 후계가 없었다. (요됴가와의) 아버지의 본처는 오렌 병을 앓고 있었고, 끝내 아이를 낳지 못했던 것이다. 이 때 본처가 자기 조카를 첩으로서 아버지에게 추천을 하게 되고, 바로 이 본처의 조카가 요도가와의 생모(実母)가 되는 것이다.

 

본처는 요도가와가 태어난 수일 후에 후사에 대한 걱정을 덜은 안심된 표정으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래서 이 생모가 본처로 승격하게 되는 것. 요도가와에게는 남동생이 하나 있었으나, 이 남동생은 후에 자살한다. 그는 영화관의 주주(株主)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영화에 정통하고 있었다.

 

요도가와는 생애를 독신으로 일관했다. 요도가와 가()의 혈통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첩으로 들어간 생모가 요도가와에게는 무척 불쌍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요도가와는 이 생모에게 쓰라림을 안겨준 요도가와 가()복수하기 위하여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갖지 않았다고 통절(痛切)한 고백을 하고 있다.

 

요도가와는 명작영화는 인류에 있어서 최고의 종합예술라는 등의 명언도 남기고 있다.

 

요도가와는 또 1996년에 저서(著書) 남자와 남자가 있는 영화」에서 어릴 적부터 남자를 좋아했다고 말하면서 호모섹슈얼한 면이 있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용감한 고백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우리는 요도가와의 인격에 대해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는 이미 명평론가로서, 품위와 지성과 감성과 애정을 갖춘 인물로서 검증이 끝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동성애문제에 대해서는 언제 긴 글을 하나 남기고 싶다. 어떤 종교식으로 말한다면, 이른바 생명체의 창조의 때에 창조의 원리중의 하나로 +, -의 원리가 있고, +, -의 최적의 조화에서 아주 약간의 변화라도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 동성애일 수가 있다. 어려운 이야기이다. 그러나 신학적, 과학적 기반위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면 이해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다음 기회로 미루자.

 

요도가와는 아놀드 슈와르츠네거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아놀드 슈와르츠네거의 애칭 슈와 짱은 요도가와가 붙여준 이름이었다.

 

친구인 구로사와 아키라(黒澤明) 감독이 사망하여, 추도방송으로 ()” 이 방송되었을 때, 통상 방화(邦画)의 해설에는 나오지 않았던 요도가와였으나, 이 때는 상복을 입고 해설에 임했다. 이는 친구와의 우정을 위하여 자기 원칙을 한번 접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1998 11 10, 스타지오에서 양화 라스트맨 스탠딩의 해설 수록 후, 1111일 오후 8 7, 심부전(心不全)으로 사망한다. 향년 89.

영화 라스트맨 스탠딩 구로사와 아키라(黒澤明) 감독의 用心棒(Yo-Jin-Bo)를 갱영화로 리메이크한  작품이었다.

 

요도가와의 최후의 방송일이었던 19981115 일요양화극장(日曜洋画劇場)에서는,  그의 최후 해설이 끝난 뒤요도가와 씨, 32년간 감사했습니다(淀川長治さん32年間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라는 테로푸가 나왔다.

 

200612 20일에는, 요도가와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일요양화극장이 첫방송 후40주년을 맞이한 것을 기념하여, 요도가와 나가하루의 명화해설(淀川長治名画解説)이라고 이름 붙여진  DVD 가 발매되고 있다.

이는, 요도가와 사후 그의 팬들로부터 많은 요청이 있었지만, 드디어 그의 죽음으로부터 8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 만들어져 팬들을 기쁘게 했다. 

 

DVD에는 스타 워즈백 투 더 퓨쳐와 같은 SF작품으로부터 로마의 휴일과 같은 고전작품도 해설되어 있으며, 50 ()의 영화해설이 담겨있다. 

최후의 해설이 된라스트맨 스탠딩의 해설도 특전영상(特典映像)으로 수록되어 있다.

 

50() 해설 수록  : 타이틀 라인업
荒野の用心棒   2001年宇宙の旅
めまい  史上最大の作戦   シェーン   キングコング
燃えよドラゴン   エデンの東   プロジェクトA
ローマの休日   俺たちに明日はない   ワンス・アポン・ア・タイム・イン・アメリカ

旅情   ファール・プレイ   ゴーストバスターズ
ダーティハリー   がんばれ!ベアーズ   007/ネバーセイ・ネバーアゲイン
サイコ   ゲッタウェイ    スター・ウォーズ ジェダイの復讐
激突   ある愛の詩   刑事ジョン・ブック   目撃者
ミクロの決死圏   アメリカン・グラフィティ   ダイ・ハード
ハリーとトント   天国から来たチャンピオン   ターミネーター
オリエント急行殺人事件   スーパーマン   スティング
暗くなるまで待って   ゴッドファーザーPARTII    バック・トゥ・ザ・フューチャーPART2
戦争と平和   JAWS・ジョーズ   羊たちの沈黙

アラビアのロレンス   戦場のメリークリスマス   逃亡者
王子と踊子   普通の人々   シザーハンズ
サタデー・ナイト・フィーバー    タワーリング・インフェルノ   レイダース

  失われたアーク   ベン・ハー    アマデウス

 

특전영상(特典映像)
大いなる西部、   ラストマン・スタンディング

 

70년대-80년대 , 한국에서는 정영일 선생이  KBS 일요명화극장에서 좋은 해설을 주었다. 한국의 요도가와-정영일인가, 아니면 일본의 정영일-요도가와인가? 아무튼 좋은 영화를 해설해 정영일 선생께 새삼 감사의 뜻을 표한다. 이제 사람 세상에 없으니 쓸쓸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