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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손병휘- 4집 음반 삶86

이호(李浩) 2008. 8. 25. 11:04

 

손병휘 4집 음반 '삶86'

 

01. 내 인생의 마라톤

02. 무 대리를 위하여
03. 그 때를 아시나요?
04. 386
05. 오래된 정원
06.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
07. 나의 노래가
08. 동창생
09. 늦기 전에
10. 니베아 향기처럼

11. 다시 새벽 세시

 

Bonus Track

 

12. 다시 살아오는 고구려
13. 나의 노래가 -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 줌 될 수있다면

                                            3 (Feat:이지상, 이정열, 정은주)

 

손병휘 4집 음반 '삶86' 전곡듣기

 

 

오랜 켜를 쌓아가며 만든

손병휘의 《삶86》 

 

안석희(작곡가)   

 

6월 항쟁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한창이다. 때맞춰 손병휘의 4집 《삶86》이 나왔다. 조국과 청춘, 노래마을을 거쳐 솔로로 독립한 뒤, 한 해 걸러 한 장씩 꾸준히 음반을 내고 활동해온 그의 작업이 벌써 네 번째 독집이 될 만큼 쌓인 것이다. 음반에 실린 13곡의 면면을 보면 그간 촛불집회나 사회적 이슈가 되는 다양한 행사에 늘 함께 해온 그의 관심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앨범 제목만 보면 조금 익숙해진 후일담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음반은 그런 지레 짐작을 무색하게 만드는 충실함으로 가득하다. 이번 앨범은 몇 가지 점에서 손병휘에게 하나의 전환점이 될 듯하다.

 

우선 4집의 모든 노래들을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다. 전곡의 노랫말을 짓고 곡을 붙였다. 그간 즐겨 다른 사람의 시에 곡을 붙여왔던 그로서는 이채로운 일이다. 스스로 잘 소화할 것 같은 곡을 선택하거나, 다른 사람의 글에 곡을 붙이는 것 역시 하나의 안목이겠으나 스스로 앨범의 전곡을 쓴다는 것은 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조금 다른 출발선에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니베아 향기처럼>같은 일상의 모습에서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처럼 사회적 관심을 다룬 곡까지, <나의 노래가>같은 소품 류의 노래에서 <다시 살아오는 고구려>같은 서사적인 노래를 넘나들며 고른 수준을 만들어 낸 것은 기술적인 측면을 넘어 보다 큰 자유로움을 얻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01. 내 인생의 마라톤

 

 

전곡을 작사 작곡했다는 점과 더불어 음반 전체를 하나의 컨셉 앨범으로 묶어낼 만큼 구성력을 보여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지난 3집 <촛불의 바다-전쟁과 평화>(2005)에서 시도했던 것이다. 신동호, 박노해, 허수경의 시를 자신의 노랫말과 엮어 음반 전체를 생명?평화라는 주제로 모아가는 솜씨를 보여주었다. 당시 이라크 침공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여러 노래들이 주로 반미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였던 반면 그는 드물게도 내면적 성찰을 바탕으로 생명-평화에 대한 폭넓고 근본적인 시각을 보여주며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앨범을 하나의 컨셉으로 묶어내는 시도는 이번 앨범에서 더 자연스럽고 능숙해졌다. 80년을 통과한 한 세대의 목소리는 <무대리> <그때를 아시나요?>등의 노래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갈라지다가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386> 노랫말은 그가, 또 그 세대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 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한번쯤은 뜨거웠던,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 /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오월이면 피가 끓는, 거리에서 함께했던
(2.유월이면 가슴 뛰는, 광장에서 함께했던) 
축배가 너무 빨랐지 하지만 너무 늦진 않았어.
나의 사랑 나의 분노 나의 추억 나의 현재 /
나의 열정 나의 열망 나의 현재 나의 미래
많은 이가 기대했던 많은 이가 실망했던 /
이십년 전의 그 약속 지금도 계속 되는 꿈

 

이처럼 손병휘는 특유의 편안한 목소리로 1980년대를 경험했던 세대가 2007년 지금을 사는 모습을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게 담담히 그려낸다. 이처럼 모든 것을 넘치지 않게 담아내는 솜씨는 연주와 편곡 같은 음악적 측면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하나하나 인상적인 새로운 시도는 없다. 차분한 안정감 속에서 성숙함이 느껴진다. 이는 손병휘의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같이 음악을 해온 동료들의 덕이기도 하다. 문건식의 기타나 정은주의 건반도 이런 흐름을 타며 요소요소 빛나는 구석을 만들고 있다. 안치환, 이정렬, 이지상의 코러스들도 잘 녹아든다.

 

그의 목소리도 해법을 찾은 듯하다. 그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거셌던 탓에 파워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목소리의 질감도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설득력을 더하는 쪽으로 열어나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아련함이 아니라 절실함을 드러내고자 할 때는 노래한다는 생각에서 좀 더 자유로워도 될 듯하다. 노래가 아닌 이야기로, 말하기로 다가가도 좋지 않을까 싶다. 

 

02. 무 대리를 위하여

 

 

손병휘의 노래를 들으며 설명할 말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의 노래들은 슬픔과 격정 같은 낭만주의적인 감정들과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담담하거나 일상적이라는 말로도 잘 설명되지 않는다. 나는 문득 슬픈 내용의 영화나 드라마는 절대 보지 않는다고 그가 말한 것을 떠올렸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좋은 것도 많은 데 왜 굳이 그런 걸 봐야하는 지 되묻는 그의 모습이 해답이겠다 싶었다. 어떤 경험이든 가능한 한 낙관적으로 소중히 받아 들여 자신의 진정성을 만드는 한 긍정주의자의 온당함. 이것이 오랜 켜를 쌓아가며 만든 매력이 그의 노래라고 하면 될까. 온건한, 깊은 진정성을 가진 이 대기만성형 가수의 노래가 앞으로 어떻게 쌓여갈지 궁금하다. 머릿곡 <마라톤>의 노랫말이 이런 기대를 더한다.

 

내 인생의 마라톤 오늘도 달려보지 적당한 빠르기로
어느 꽃은 벌써 지고 어느 풀은 벌써 저만치 자랐네.
어제 비를 맞아 나무와 풀이 더욱 싱그럽구나.
차에선 안보이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는군.
인생이 마라톤이라는 건 그저 오래 달리기 때문이 아니라
주위의 작은 것을 마음으로 보듬어 가라는 뜻인지도 몰라
기록은 남지 않아도 메달도 없겠지만 나는 나만의 달리기를 할뿐이야
기록은 남지 않아도 경기도 끝났겠지만 내 인생의 마라톤
작년 이맘때 보다 두 배 쯤 오래 달리는군.
항상 좋지는 않지만 음.. 조금씩 나아지는군 그래
이렇게 달리다 보면 언젠가는 풀코스도 해내겠지. 그렇고 말고 <마라톤>

 

03. 그 때를 아시나요?

 

 

손병휘 4집 음반 '삶86'

 

서정민갑(대중음악평론가, 웹진 '가슴')

 

싱어송라이터 손병휘가 내놓은 네 번째 앨범의 제목은 [삶86]입니다. ‘386’이 아니라 ‘삶86’이라 명명한 것은 1980년대의 치열했던 삶을 추억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현실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올해가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난 지 벌써 20년이 된 해이기 때문입니다. 서슬 푸르던 전두환의 군부독재가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으로 겨우 멈춰진 지 20년이 된 지금, 386인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그 해 6월과 우리가 함께 지나온 20년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은 앨범의 제목처럼 386세대의 자전적 기록에 가깝습니다. 20년 전에는 항쟁의 주역이었으나 이제는 대부분 평범한 생활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386세대의 관점으로 자신들의 현재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이번 앨범의 주된 내용입니다. 먼저 386세대의 오늘은 <무대리를 위하여>와 <동창생>이라는 곡에 잘 드러납니다. ‘파김치 된, 아침형 인간’으로 ‘마음에도 없는 아첨’에 ‘억지로 웃어도 보’는 직장 생활에 시달리다 ‘애꿎은 소주나 한 잔’하고 ‘사는게 이런 게 아니냐고 스스로 위로해보’는 모습은 아마 지금 그 세대 누구나 경험하는 현실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오래된 친구’를 멀리 떠나보내기도 하면서 ‘이미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자신을 확인하며 씁쓸해하기도 할 것입니다.

 

04. 386

 


하지만 손병휘는 이렇게 팍팍한 현실속에서도 과거의 운동을 추억만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그는 ‘집회장의 열혈청년이었을 수도 있’던 누군가가 ‘술자리의 안주거리’로 ‘추억’만 있는 운동을 말하는 세태를 비판하며 20년전 순결하고 진실했던 꿈의 원형을 다시 한번 노래합니다. 이젠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을 지나, ‘축배가 너무 빨랐지’만 그래도 ‘너무 늦진 않았’다고 자위하는 그의 모습은 당시의 기억을 동력으로 오늘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내면을 잘 보여줍니다. 사실 만인의 염원이었던 민주주의가 정착되어가고는 있지만 갈수록 물신화되어가는 현실속에서 부의 양극화는 이미 염려할만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 상황입니다. 6월항쟁을 기반으로 두 번이나 정권을 획득한 민주개혁세력조차 신자유주의에 포박되어 민중의 삶을 도탄으로 몰아넣고 자중지란하고 있는 현실은 암담합니다. 그 와중에 수구반동세력들은 ‘독재자 기리는 기념관 짓겠다’거나 ‘살인마 기리는 공원을 만든다’며 공공연하게 독재의 과거로 돌아가기를 꿈꾸고 있는 지경입니다. 손병휘는 그러나 결단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릴 수 없다며 군부독재를 막고 민주주의를 부활시킨 1980년대의 가치와 노력이 여전히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래왔듯 그는 기본적으로 낙관주의자입니다. 그는 ‘똑바로 가진 못했지만 한번도 거꾸로 가진 않았’다며 ‘우리는 언제나 바다로 갈’것을 믿는다 말합니다. ‘우리가 꿈꾸던 그런 세상은 아직도 멀기만’ 하지만 ‘나의 노래가 그대의 그늘진 삶에 작은 위로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한다 말합니다. 그는 ‘기록은 남지 않아도 메달도 없겠지만’ ‘언젠가는 풀코스도 해내’리라 믿는 마음으로 ‘오늘도 달’린다 말합니다. 바로 이것이 1987년 6월 항쟁의 주역으로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이의 소중한 자화상일 것입니다.

 

05. 오래된 정원

 

 

하지만 386의 관점으로 1987년 6월 항쟁을 돌아본다해도 영광의 역사만을 자랑스럽게 내세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달라진 현실 때문입니다. 1980년대 운동의 영광을 말하는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과거의 운동을 발판으로 권력의 핵심부에 진출해있지만 그들은 과거를 잊고 현재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해 명확하게 비판하지 않고, 또한 시민사회운동세력 내부의 관성적인 인식과 실천이 사회 진보의 발목을 잡고 있음에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언급을 분명히 하지 않은 것 역시 지적할만합니다. 그는 ‘지금도 계속되는 꿈’이나 ‘한번도 멈추지는 않’은 역동을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할지 모르지만 이미 권력의 단물에 길들여져 민중의 새로운 억압자로 변신한 일부 운동세력의 변화나 여전히 구태의연한 방식에 매몰되어 있는 사회운동세력의 문제가 극복되지 못한다면 1980년대의 꿈이 현재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여전히 남아있는 수구보수세력도 문제지만 이제는 우리 내부의 문제 역시 함께 들여보아야 할 시기입니다. 1987년을 돌아보며 다함께 바다로 가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그가 예전에 불렀던 노랫말처럼 지금은 ‘일치를 위한 확연한 갈라섬’이 더 필요하지는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손병휘의 네 번째 앨범 [삶86]이 가진 미덕은 1980년대의 가치가 왜곡되거나 폄하되는 현실속에서 그 가치를 복기한데 있지만 사실 그 아름다움은 단지 노랫말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중가요가 노랫말에만 신경을 쓰고 음악적으로는 전혀 고민이 없는 것처럼 폄하하지만 그것은 오해입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대부분의 민중가요 창작자들이 이전과는 다른 어법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최근의 민중가요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띄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중에서도 손병휘는 1998년 솔로활동을 시작한 이후 맹렬하게 창작활동을 계속하며 2년에 한 장꼴로 음반을 발표하는 성실한 뮤지션입니다. 안치환, 정태춘 정도를 제외하고 4번째 앨범을 발표한 민중가요 개인 창작자는 겨우 이지상과 손병휘 정도라는 사실은 그의 성실성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첫 앨범 [속눈썹]에서는 어쿠스틱한 포크 사운드를 들려주었고, 두 번째 앨범에서는 보다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감행했던 그는 세 번째 앨범에서 비로소 자신의 음악적 역량이 만만치 않음을 일관되게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평화를 주제로 분명한 컨셉과 밀도높은 음악이 결합된 3집은 그가 민중가요의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역작이었습니다.

 

06.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

 

 

그리고 손병휘의 네 번째 앨범은 지난 3집보다 더욱 발전된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에서 거론했듯 ‘삶86’이라는 명확한 컨셉과 자기 인식도 돋보이지만 특히 그는 이번 앨범의 모든 노랫말과 곡을 스스로 다 써냈습니다. 지난 앨범까지 많은 곡들의 가사를 도종환, 박노해 등 진보적 서정시인들의 시로 대체했던 것에 비하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했다는 점을 먼저 언급할만 합니다. 또한 앨범에 수록된 여러 장르 곡들의 완성도 역시 매우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386세대의 낙관적인 현실인식과 고백이 잘 드러난 서정적인 노래말들은 손병휘가 좋은 가사를 써낼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임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그의 정직하고 활기찬 목소리와 세련된 편곡으로 인해 민중가요의 상투성을 탈피하고 대중음악으로서의 완결성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포크, 포크록, 아트록같은 다소 복고적인 장르를 빌었음에도 귀에 쉽게 감기는 멜로디의 매력과 함께 곡 사이 사이의 빈틈을 빛나게 채워주는 문건식의 일렉기타와 정은주의 건반은 음반의 어떤 곡도 낡지 않고 새로운 곡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다소 일면적일 수도 있는 노랫말들 역시 멜로디를 일방적으로 좇아가지 않는 이들의 연주를 통해 상투성을 탈피하며 보다 다면적인 의미와 생명력을 획득합니다. 예를 들어 <무대리를 위하여>나 <그때를 아시나요?>같은 가벼운 곡들 사이에 조곤조곤하게 숨어있지만 묵직한 문건식의 일렉기타는 손병휘가 결코 포크에만 머무르는 뮤지션이 아니라 록에도 감각이 있고 프로듀싱 능력도 뛰어난 뮤지션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그때를 아시나요?>와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 등등 곳곳에서 다양한 면모를 뽐내는 정은주의 건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앨범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지만 특히 이번 앨범의 백미는 세 번째 곡 <그 때를 아시나요?>에서부터 여섯 번째 곡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로 이어지는 메들리입니다. 흡사 386이라는 숫자를 염두에 둔 듯 3번에서 6번으로 이어지는 이 네 트랙은 노랫말의 내용도 그렇고 곡들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하며 앞곡의 멜로디를 계속 이어가는 메들리 형식으로 배치된 형식에서봐도 손병휘 4집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복고적인 로큰롤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그 때를 아시나요?>와 아스라한 추억을 건드리며 응원하는 듯한 <386>의 트럼펫 연주는 <오래된 정원>의 통렬한 보컬로 이어졌다가 손병휘 4집의 베스트 트랙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로 대미를 장식합니다. 특히 이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멜로트론의 아트록 사운드를 구사하며 역사의 장구한 흐름을 낙관하는 <강물>은 8분동안의 노랫말과 연주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인해 손병휘의 음악적 다양성과 진면목을 보여주는 최고의 싱글로 기록될만한 곡이며 또한 6월 항쟁 20주년을 기념하는 민중음악의 대표적 창작물로 기록되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히 곡의 말미에서 배치한 고 문익환 목사님의 절규는 곡의 감동을 배가하는 뛰어난 장치로서 그 어떤 것보다 당시의 뜨거웠던 역사를 현재화하는 놀라운 효과가 있습니다.

 

07. 나의 노래가

 

 

이제는 정부 주도로 6월 항쟁 기념식이 열리고 전국 각지에서 기념 행사가 이어지는 것처럼 손병휘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낸 1980년대에 대한 이야기로 음반을 채워내며 지나온 역사에 대한 화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역사적인 메시지의 노래뿐만 아니라 자신의 젊은 날을 추억하고 잠 못 이루는 모습을 고백하는 솔직한 면모를 보이며 하루의 삶으로 앨범을 구성한 컨셉을 완성하기도 합니다. 결국 손병휘는 이번 앨범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했을뿐만 아니라 386세대로서의 자기 발언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연영석등과 함께 2000년대의 민중가요를 책임질만한 저력과 의식의 뮤지션임을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과 안치환에만 집중되어 있는 민중가요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손병휘의 이름과 그의 음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의 4번째 앨범은 실제로 ‘항상 좋지는 않지만 조금씩 나아’진 결과물로서 예전의 민중가요와는 음악적으로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오늘 민중가요의 완성도를 확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반입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과거를 반복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현재를 껴안고 미래를 말하는 노력만이 아픔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빛나는 역사를 지속시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제는 운동세력의 조직적 지원과 도움보다는 오히려 그들 때문에 속 끓이면서 힘들게 자신의 음악을 이어가야 하는 민중음악계의 현실속에서 이처럼 완성도 있는 앨범을 만들어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 이들은 다 알 것입니다. 모쪼록 1980년대를 겪은 사람들이나 혹은 그렇지 못한 이들 누구라도 이 음반과 함께 자신의 삶으로 1980년대를 이어가고 넘어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늦기 전에, 너무 늦기 전에.

 

08. 동창생

 

 

손병휘 4집 음반 '삶86'

 

박준흠(대중음악평론가, 웹진 '가슴')

 

1. 사회적인 약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의 민중음악

노래마을 4집 [희망을 위하여/날자 한번 더 날자](1998)에 참여한 손병휘는 이후 솔로로 전향하여 1집 [속눈썹](2000/문화강국), 2집 [나란히 가지 않아도](2003/동아뮤직), 3집 [촛불의 바다 - 전쟁과 평화](2005/손병휘)를 발표하였고, 연영석, 박창근 등과 함께 민중음악 쪽의 몇 안 되는 주목할만한 ‘젊은 음악창작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는 연영석과 함께 이미 40대에 접어들어서 ‘젊은’이라는 단어를 붙이기가 민망한 측면이 있지만, 아래 연배의 주목할만한 음악창작자로는 박창근 정도 밖에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막내’라는 의미가 담긴 ‘젊은’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다녀야할 지도 모르겠다.(박창근의 현재 활동을 보면 인디음악에 가깝기는 하다. 물론 이제 인디음악과 민중음악의 경계가 무너진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2000년대의 민중음악은 크게 보면 인디음악 안에 편입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웃자고 얘기하면, 이런 상황은 손병휘 개인에게는 기쁨일 수는 있겠지만(?) 한국 민중음악씬에서 바라본다면 참으로 처참한 일이다.

 

한국 민중음악은 1970년대부터 우리사회의 음지를 밝히고 약자를 지키고 진보를 지지하는 사회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왔고, 적어도 1990년대 중반까지는 그 역할이 분명했었다. 현재는 적극적으로 싸워야할 거대한 대상이 사라진 다원화된 사회라서(물론 지금도 싸우고 극복해야할 극악무도한 시스템은 상존하고, 우리사회의 ‘개인’들에게는 이제부터가 진짜로 싸워야할 시기이지만) 민중음악은 일면 존재의미를 잃은 것처럼 보이고, 시대에 뒤쳐져 보이는 음악 형태로 해외음악 마니아들에게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민중음악은 과거의 활동과 업적만으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소득 4만달러를 지향하는 2007년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도 그 활동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09. 늦기 전에

 

 

그간 우리는 민중음악을 음악적인 면에서, 특히 음악창작자의 창작활동 측면에서 보기보다는 민중음악이 필요한 현장에서 음악과 뮤지션이 어떻게 기능적으로 존재해야 하는가의 문제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영미권) 대중음악의 전통적인 관점에서 음악미학을 따질 겨를도 없었고, 뮤지션 개인을 드러내는 것은 사치일 수도 있었다. 그보다는 군사독재에 맞서던 민중들의 시위현장에서,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강요하는 기업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집회현장에서 이들을 독려하고 지지해줄 민중음악 뮤지션과 노래가 ‘필요’했었다. 그러니 한국처럼 ‘한가롭지 않았던’ 나라에서 민중음악의 음악적인 모습은 일반적인 음악마니아들이 보기에 구렸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음악평론가/음악마니아 입장에서 한국 민중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얘기한다면, 이제는 달라진 환경을 고려해서 ‘음악창작자’ 중심으로 민중음악씬이 재편되기를 바라고 또한 그게 타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인 개인 삶의 질이 나아질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경제적인 양극화가 점점 더 극대화되어 가는 이 시기에, 아직도 개인의 존엄이 일상적으로 무시되는 이 시기에 사회적인 약자들을 위한 도구로써의 민중음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가끔 민중음악콘서트에서 보는 시대착오적인 음악에 경기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음악이 ‘한류’ ‘문화콘텐츠’로 그럴싸하게 포장되는 아이돌스타들의 기획상품(노래가 아니라!)보다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전자는 사회적인 약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중음악의 전통이 소멸되어가는 이 시기에 민중음악 창작자들마저 드물게 나오고 있는 현실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40대에 접어든 손병휘나 연영석과 같은 이들이 민중음악창작자 진영에서 ‘막내’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건 주변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을 드러내는 것이고(또는 주변에 관심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자신의 삶이 곤궁한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한국 사회에서 약자들이 점점 더 구석에 내몰리는 것을 방조하는 행위가 된다.

10. 니베아 향기처럼

 

 

2. 2007년 현재 민중음악 안에서의 손병휘 4집 [삶86]

다시 손병휘의 4집 [삶86]으로 돌아와서 얘기하겠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 음반은 “80년대를 경험했던, 2007년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하고, 또한 “하루의 흐름에 맞춰 곡이 진행 된다”는 두 가지 의미에서 ‘콘셉 앨범(Concept Album)'이라고 한다. 특히 3번부터 6번곡까지를 노래 사이에 여백을 두지 않는 메들리 형식으로 만들어서 이 앨범의 주제를 표현했다고 한다.

이 앨범은 이전 앨범들에 비해서 크게 달라진 점들이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이번 4집에 와서야 전곡을 혼자서 작사/작곡 했다는 점이다. 데뷔 앨범 [속눈썹] 같은 경우는 김현성, 이지상, 안치환 등이 했던 앨범제작 방식과 같이 시인들의 시작품에 자신의 곡을 붙이는 식으로 노래를 완성했다. 그래서 1집에서는 류시화, 도종환, 정지원, 안도현 등 유명 시인들의 작품들이 가사로 차용되었다. 하지만 시인들의 작품을 가사로 차용하는 방식에는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주종이 헷갈릴 때가 있고, 안치환처럼 명확한 앨범 콘셉 하에서 시들을 선택하지 않으면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들을 위한 트리뷰트 앨범으로 비쳐지는 문제점이 있다. 그 점에서 [속눈썹]은 손병휘라는 개인 뮤지션을 드러내는 데는 다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04년 노무현대통령 탄핵반대 촛불시위 현장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나란히 가지 않아도 2>가 수록된 2집 [나란히 가지 않아도]를 발표했다. 앨범 디렉팅과 세션으로 참여한 프리다칼로 멤버들(김현, 문건식 등)을 대동하고 황량한 홍대 철길을 배경으로 찍은 앨범 뒷면 사진은 그 당당함과 건달스러움(?)으로 인해서 이번에는 뭔가 작품이 나온 것으로 생각했다. 난 정말로 이 음반을 듣기 전에 앨범 뒷면 사진만을 보고 최건의 작품 같은 것이 나온 것으로 생각하고 무척 반가웠다. 하지만 사진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달리 순화된 노래들이 담겨져 있는데, 이건 분명히 프로듀싱에서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손병휘는 다소 파워가 떨어지는 자신의 보컬톤 때문에 이 음반에 와서는 점점 더 ‘미성’을 지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자신이 갖고 있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한 음악에는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다.(4집까지 들어본 바에 의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오히려 지금보다는 더 내지를 필요가 있어 보이고, 그는 분노를 숨기지 말고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 어디 노래 부르는 것이 음악비지니스를 하는 종류의 것은 아니지 않는가?

11. 다시 새벽 세시

 


▲ 손병휘 콘서트에 초대손님으로 나온 안치환

 

이후 3집 [촛불의 바다 - 전쟁과 평화]에 와서야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식으로 앨범을 만들었는데, 이는 이전과 달리 이 때부터 앨범 재킷과 포장(3집부터 디지팩임)에 신경을 쓴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자신의 작사곡 <모든 것, 그리고...>과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뿐만 아니라 신동호의 <나비>, 허수경의 <여자 아이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집을 묻는다> 그리고 대작인 박노해의 <시르 야 디즐라>와 <촛불의 바다>까지 일관된 느낌도 있고, 뮤지션으로서의 성장도 느껴진다. 2005년 광명음악밸리축제에서는 ‘민중음악 30년’ 코너를 마련했는데, 여기에 손병휘는 연영석, 안치환, 꽃다지, 노찾사와 함께 출연을 했었다. 이 때 <촛불의 바다>를 부르면서 관객들에게 라이터불을 켜서 흔들게 하는 동시퍼포먼스를 유도 했었는데, 상당수의 관객들이 이에 호응을 해주면서 공연장에서 일대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4집 [삶86]을 발표했다. 감히 얘기하겠는데, 이 작품은 두 가지 의미에서 중요하다. 첫 번째는, 손병휘 개인에게 있어 ‘1기 손병휘의 완성’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곡들을 앨범에 적절하게 융화시켜 냈다는 점이다. 이는 이전과 달리 독자적으로 작사/작곡을 완성해 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콘셉 앨범’이라고 말할 정도로 일관된 주제와 성향을 가진 노래들이 담긴 앨범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세션에서의 진일보도 보여지고, 감정이 충만한 노래들도 담겨있다. 본인의 고백에 의하면 “앨범을 녹음하면서 처음으로 울어본 경험을 했다”고 하는데, 이게 <386><오래된 정원><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 연작과 예전 ‘노래마을’ 동료들인 이지상, 이정열, 정은주가 참여한 <나의 노래가 -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줌 될 수 있다면 3>을 녹음할 때가 아닌가 한다. 그만치 이 노래들은 앨범에서의 백미이고, 감동적이다.

 

12. 다시 살아오는 고구려

 


▲ 손현숙 콘서트에서 손현숙의 생일축하곡을 부르는 손병휘

 

그리고 두 번째는, <386>과 같은 곡을 통해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다. 김종호의 트럼펫 전주로 시작되는 <386>은 1987년 6월 10일(6월 항쟁)을 기리는, 당시 뜨거운 가슴을 가졌던 청년들을 위한 노래이다. 손병휘는 이 노래에서 담담한 어조로 1987년의 이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이야기한다.

 

한번쯤은 뜨거웠던,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오월이면 피가 끓는, 거리에서 함께했던/
축배가 너무 빨랐지 하지만 너무 늦진 않았어/
나의 사랑 나의 분노/
나의 추억 나의 현재/
나의 열정 나의 열망/
나의 현재 나의 미래/
많은 이가 기대했던, 많은 이가 실망했던/
이십년 전의 그 약속 지금도 계속 되는 꿈

(<386>, 손병휘 작사, 작곡)

 

이 노래를 듣고 있자니, “우리는 너무 빨리 잘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70~80년대에 학생운동을 했던 주위의 선배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시대의 빠른 변화와 경제적인 풍요가 “그들이 우리사회에서 마저 소임을 다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갔다”는 것이고, 비록 그들이 반대급부를 얻었을지언정 한편으로는 공허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4.19민중혁명에 이어서 또 다시 ‘화석화’되어가는 6.10민중혁명을 바라보는 것은 한국현대사의 비극이자, 우리의 자존을 스스로 뭉개는 행위이다. 그런데 왜 이다지도 6월항쟁을 기리는 노래들이 드문 것인가?

그리고 노래 끝 부분에 고 문익환 목사의 1987년 이한열열사 장례식 조사가 삽입된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도 이 음반에서 매우 중요한 곡이다. 8분여의 대곡으로 정은주의 웅장한 멜로트론 연주와 문건식의 묵직한 기타 연주가 노래의 감동을 배가시키는데, 여기에는 이 음반의 주제를 담고 있다.(그의 말에 의하면 ‘물결치는 멜로트론 소리’는 자신이 ‘Art Rock’의 세례를 받았음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번 음반에서 손병휘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곡의 가사를 꼭 읽어 보아야 한다.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

(손병휘 작사, 작곡)

그래! 시작은 아무 것도 아니었지. 샘으로 솟아났을 뿐이지
가파른 계곡에서 떨어지고 큰 바위에 부딪히기도 했지
다른데서 온 물도 만났지 비와 눈으로도 만났지
섞여 흘러가니 괜찮더군. 그렇게 우린 더 커진 거야

똑바로 가진 못했지만 한 번도 거꾸로 가진 않았어
자주 돌아가기도 했지만 한 번도 멈추지는 않았어

어느 누군가 홀로 외쳤지. 작은 외침이었을 뿐이지
어느 누군가 그 소릴 들었지. 그는 함께 외치기 시작했지
아무도 아니다 말 못할 때 누구도 그렇다고도 못할 때
아무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느새 큰 물결이 되었지

똑바로 가진 못했지만 한 번도 거꾸로 가진 않았어
자주 돌아가기도 했지만 한 번도 멈추지는 않았어

그래!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우리는 언제나 바다로 가지

똑바로 가진 못했지만 한 번도 거꾸로 가진 않았어
자주 돌아가기도 했지만 한 번도 멈추지는 않았어

 

13. 나의 노래가 -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 줌 될 수있다면

3 (Feat:이지상, 이정열, 정은주)

 

이글은 본인이 작성한 게시물이 아니고 다음카페에서 채집한것입니다.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출처 : 손병휘- 4집 음반 삶86
글쓴이 : 헤르메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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